전조 증상, 무시하면 안 되는 몸의 경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병에 걸릴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젊고, 한창 일할 나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평소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고, 별다른 지병도 없었기에 ‘설마 내가 암?’이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믿음은 아주 작은 신호 하나로 무너졌습니다.
저는 1987년생, 현재 30대 후반의 평범한 직장인이며, 2024년 1월, 경기도 안양 평촌에 위치한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서 방광암 0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정확히는 Ta Low Grade, 비근침윤성 방광암이었습니다. 그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이 글은 그때부터 지금까지의 저의 투병 여정을 기록한 솔직한 이야기입니다.
🔍 증상의 시작과 첫 번째 병원 방문
모든 건 혈뇨에서 시작됐습니다. 어느 날 소변을 보는데, 선명한 붉은빛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뭐지? 스트레스 때문인가? 감기약 때문인가?’ 하고 넘겼지만, 이 증상은 생각보다 심각한 경고였습니다. 문제는 이 혈뇨가 통증이 전혀 없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처럼, 저도 '아프지 않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병원을 찾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반복되니 불안한 마음이 생겼고 결국 동네 비뇨기과를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의사는 X-ray를 촬영하더니 “결석이 의심된다”며 고가의 비급여 파쇄술을 권유했습니다. 저는 아무 의심 없이 두 차례나 시술을 받았습니다. 뒤늦게 알게 되었죠. 그 병원이 결석 치료를 주 수입원으로 삼는 병원이었음을요.
🧪 정밀검사, 그리고 4cm 종양 발견
얼마 후 또다시 혈뇨가 반복되었고, 이번엔 다른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혈뇨가 통증 없이 반복된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초음파와 소변검사를 동시에 시행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방광 내 4cm의 종양과 다량의 백혈구 검출. 의사는 “염증일 수도 있지만, 암일 가능성도 있다”며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때부터 검색어에 ‘방광암’이 추가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머릿속이 하얘졌지만, 곧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미 수개월 전 건강검진에서도 미세혈뇨와 백혈구 수치 이상이 있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 방광경 검사, 현실로 마주한 말미잘
며칠 뒤, 2차 의료기관에서 방광 내시경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 유명한 ‘말미잘 모양’의 종양이 화면에 선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화면을 보자마자 ‘이건 분명 암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의료진의 표정은 무거웠고, 그때부터 진짜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담당 의사는 매우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저의 감정을 헤아리며, 현실을 직시하도록 도와주셨고, 즉시 대학병원 진료 의뢰서를 써주셨습니다. 환자를 단순한 ‘진료 대상’이 아닌, 한 사람으로 대해주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 대학병원 시스템의 장단점
다음 날 대학병원에 갔고, 담당 교수님은 내시경 사진을 보자마자 복부 CT를 지시하셨습니다. 방광암은 폐 전이가 흔하다는 말과 함께, 전신을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금식이 필요한 CT는 다음날로 잡혔고, 기다리는 시간은 고통스러웠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명확했지만, 말수가 적었고, 질문하면 다소 날카롭게 반응하셨습니다. 궁금한 게 너무 많았지만 물어볼 수 없는 분위기였죠. 그래서 다시 처음 내시경을 찍었던 병원에 찾아가 상담을 받았습니다. 선생님은 환영해주셨고, CT의 목적, 종양의 위치, MRI가 필요한 이유 등 모든 것을 차근차근 설명해 주셨습니다. 진료비도 받지 않으셨습니다.
🔬 MRI와 조직검사, 치료 방향 결정
다행히 CT 결과에서 전이 소견은 없었습니다. 한숨 돌릴 수 있었죠. 이후 대학병원에서 다시 내시경과 함께 조직검사를 진행했고, MRI는 외래 후 입원하여 새벽 시간대에 촬영했습니다. 낮 MRI는 2개월 이상 대기해야 했기에, 입원을 통해 시간을 줄이는 방법은 굉장히 실용적이었습니다.
결국 진단명은 Ta Low Grade 비근침윤성 방광암 0기. 다행히 가장 낮은 단계였지만, 재발 가능성은 높은 암이기에 치료 후에도 장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들었습니다.
💉 젬시타빈 치료와 회복 일상
수술 후 6주간의 젬시타빈 방광 내 주입치료가 시작됐습니다. 주 1회 병원에 방문해 방광에 약물을 넣고 2시간 동안 누워있어야 했죠. 다행히 큰 부작용은 없었고, 체력적으로도 감당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치료 후 하루 정도는 컨디션이 저하되어 활동을 최소화해야 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육체가 아닌 정신적인 불안감이었습니다. “다시 재발하면 어쩌지?”, “이게 정말 끝일까?” 하는 질문이 끊임없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명상과 일기 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스스로의 감정을 정리하고, 회복 과정을 기록하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죠.
🧭 결론: 몸이 보내는 신호를 절대 무시하지 마세요
이 경험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건, 몸이 보내는 신호는 절대 거짓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통증이 없다고 해서 병이 없는 게 아닙니다. 저는 통증 없이 다가온 혈뇨를 무시했고, 진단이 한참 늦어졌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교훈은, 좋은 의사는 환자의 감정을 이해하려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차갑고 바쁜 시스템 안에서도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 주는 의사 선생님 덕분에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미세혈뇨, 반복되는 증상, 소변 이상이 있다면 단 1초도 고민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세요. 바쁜 일이 생명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 Q&A: 방광암 0기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 Q1. 방광암 0기는 완치가 가능한가요?
A.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높습니다. 단, 재발률도 높기에 지속적인 관찰과 정기검진이 필요합니다. - Q2. 방광암의 초기 증상은 무엇인가요?
A. 대부분 무통성 혈뇨가 대표적입니다. 통증이 없는 피 섞인 소변은 경고 신호입니다. - Q3. 젬시타빈 치료는 아프지 않나요?
A. 약물을 방광에 주입하는 것 자체는 고통이 없으나, 약간의 불쾌감은 있습니다. 개인차는 존재합니다. - Q4. MRI 촬영 시 주의사항은?
A. 자석 주변 금속류 금지, 조영제 사용 여부 확인 필요. 낮에는 대기가 길어 외래 입원 검사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 Q5. 방광암은 흡연과 연관이 있나요?
A. 네, 흡연은 방광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저도 흡연, 음주, 스트레스, 수면부족이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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